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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문화소통 포럼 CCF] "만화 속 여성 캐릭터, 왜 항상 예뻐야만 하죠?" [조선일보 2018-08-31]
글쓴이 webmaster 조회 381 등록일 2018.09.04

미국 만화 스토리 작가 에이미 추, '원더우먼' 등 신개념 女 영웅 창조
"여성들도 마음 편히 볼 수 있도록 캐릭터에 다양한 면모 담아낼 것"

그녀의 손을 거치면 여성 히어로 '원더우먼'은 아프가니스탄을 누비는 전투 비행사가 되고, 조연급 여성 악당 '포이즌 아이비'는 자기만의 서사를 가진 주인공이 되며, 심지어 남성 탐정 '그린 호넷'도 카리스마 있는 여성 캐릭터로 다시 태어난다. "만화 속 여성 캐릭터는 일차원적으로 소비되는 경우가 많죠. 몸매 노출만 과도하거나 남성에게 끌려다니거나. 여성들도 마음 편히 볼 수 있는 만화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미국 만화 스토리 작가 에이미 추(50)가 말했다.

추는 미국 DC코믹스·마블이 내놓은 유명 히어로 만화 시리즈 '원더우먼' '포이즌 아이비' '데드풀' 등의 제작에 참여하며 주목받고 있는 작가다. 2010년엔 직접 만화출판사 '알파걸 코믹스'를 세워 주도적인 여성의 목소리를 담은 작품을 내놓고 있다. 최근 한국이미지커뮤니케이션연구원 주최 포럼 참석차 방한해 "히어로뿐 아니라 치매 앓는 할머니, 여성 산악등반가 등도 만화로 다뤄왔다"며 "여성의 다양한 면모를 보여주는 게 내 역할"이라고 했다.

지난 29일 만난 만화 스토리 작가 에이미 추가 2015년 DC 코믹스와 함께 작업한 ‘원더우먼’ 만화책을 들어 보이고 있다. “앞으로도 여성의 삶을 만화로 폭넓게 다루겠다”고 했다.
지난 29일 만난 만화 스토리 작가 에이미 추가 2015년 DC 코믹스와 함께 작업한 ‘원더우먼’ 만화책을 들어 보이고 있다. “앞으로도 여성의 삶을 만화로 폭넓게 다루겠다”고 했다. /장련성 객원기자

중국계 미국인인 추는 미국 웰즐리대에서 동아시아학, MIT에서 건축디자인을 공부했다. 이어 하버드대에 진학해 경영학 석사 학위를 땄다. 얼핏 만화와 어울리지 않는 전공에 대해서는 "극작가를 꿈꾸던 대학원 동기와 글쓰기 수업을 함께 들으면서 만화와 인연이 시작됐다"며 "창작욕이 들끓었고, 업무용 짧은 글쓰기에 익숙했던 터라 간결한 대사로 메시지를 전해야 하는 만화 특성과 잘 맞았던 것 같다"고 했다. 2011년부터 1년간 마블 출신 스토리 작가의 수업을 들으며 데뷔를 준비했다. 배경지식도 부족했고 '여자는 히어로 캐릭터 구현에 서툴 것'이라는 편견도 그녀를 괴롭혔다. "어릴 때도 읽지 않던 만화를 밤새워 인터넷으로 찾아봤어요. 툭 치면 캐릭터의 탄생 연도나 특징들이 좔좔 나오도록 보고 또 봤죠."

2012년 알파걸 코믹스를 통해 만화 '걸스 나이트 아웃'을 발표하며 데뷔했고, 꾸준히 이름을 알렸다. 특히 2015년 작업한 '원더우먼'이 유명하다. "아프가니스탄에서 전투 조종사로 복무하다 제대한 대학 동창을 우연히 만났는데 제게 '여성 군인이 주인공인 만화는 왜 없냐'고 묻더군요. 이거다 싶었죠." '여군(女軍) 원더우먼'이 탄생한 순간이었다. 추는 "아이디어의 원천은 끊임없는 관찰과 메모"라며 "두 아들의 축구 경기를 응원하러 가서도 주변을 살피며 사람들이 요즘 어떤 이야기에 관심 있는지 살핀다"고 했다.

지금도 그녀의 손에서 계속 여성 히어로가 태어난다. 지하 세계에서 악당과 맞서 싸우는 여전사 '레드 소냐' 등을 연재하고 있는 추는 "한국 웹툰 수준이 굉장하다는 사실을 익히 알고 있다"며 "한국 만화가들과 함께 서울을 배경으로 한 역동적인 만화를 제작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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