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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기타소식] 파리는 잃어버린 중세적 풍경, 서울엔 남아있어요 [조선일보 2020-02-29]
글쓴이 webmaster 조회 258 등록일 2020.03.02
[아무튼, 주말]
'루이비통 트래블북 서울' 만든 프랑스 작가 듀오 '이시노리'

'텍스트 없이 그림 200장으로 서울을 담아 여행 책을 만들어 달라.'

6년 전 파리 외곽에 사는 일러스트 작가 마유미 오테로(35), 라파엘 위르빌레(36)에게 제안이 들어왔다. '이시노리'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이 예술가 듀오에게 연락한 곳은 프랑스 패션 브랜드 루이비통.

‘이시노리’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프랑스 작가 마유미 오테로(왼쪽)와 라파엘 위르빌레. 이들의 눈에 비친 한국은 알면 알수록 궁금해지는, 비밀 많은 친구 같단다.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이시노리’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프랑스 작가 마유미 오테로(왼쪽)와 라파엘 위르빌레. 이들의 눈에 비친 한국은 알면 알수록 궁금해지는, 비밀 많은 친구 같단다.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이후 파리의 예술가는 2014~2017년 한 달씩 네 차례 서울에 머물렀다. 한여름 찜통더위에 손 선풍기 들고 골목을 누볐다. 한겨울 영하 17도에 칼바람 뚫고 건물 옥상에 올랐다. 발품 판 결과물이 지난해 발간된 '루이비통 트래블북 서울'. 서울을 테마로 한 일종의 예술 작품집이다.

5년간 머릿속을 지배한 도시로 잠시 돌아온 그들을 만났다. 장소는 건축 거장 프랭크 게리의 첫 한국 작품인 서울 청담동 루이비통 메종. 공간 지각을 시험하는 듯한 게리 특유의 현란한 건축물과는 대조적으로 차분한 인상의 두 사람이 나왔다.

―서울 편은 어떻게 맡게 됐나.

"혼인이 성사된 것과 비슷했다. 트래블북 후보지로 다섯 도시 정도 있었다. 그중 루이비통 측이 서울과 우리가 제일 어울린다고 판단해 매치했다. 우리가 아시아 문화에 익숙하다는 점이 중요한 포인트였다." 위르빌레는 가족이 중국에 살고, 오테로는 어머니가 일본인이다.

―비유하자면 중매결혼이다. '서울'이라는 결혼 상대는 어땠나.

"결혼 생활이 쉽지 않았다(웃음). 복잡하면서 비밀 많은 사람 같다. 미로 같달까, 유기적인 혼합물이랄까."

한강, 남대문, 63빌딩 같은 익히 알려진 명소를 책에 옮겨 심지 않았다. 표피를 걷어내고 그 아래 스민 삶에 돋보기를 들이댔다. 한갓진 골목의 철공소, 장독대 놓인 옥상, 삶은 대게를 가위로 자르는 모습, 트럭 뒤에 화분을 싣고 파는 장사, 김밥 썰기, 가스 배달 차….

―포착한 서울의 단면이 예리하다.

"정말 많이 걸었다. 지하철이 편리하지만 서울은 걸어야 비로소 보이는 도시다. 유럽 사람들이 한국에서 봉준호 감독, K팝, 삼성 같은 이미지는 떠올리지만, 파리의 에펠탑처럼 장소로 각인된 서울의 상징 이미지는 없다."

그들이 기자에게 '서울을 상징하는 장소가 어디 같으냐'고 물었다. 경복궁, 덕수궁, 남대문 등을 꼽자 냉정히 말했다. "유럽 사람 눈에는 한국 궁궐이 다른 아시아 궁궐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남산 'N서울타워'도 그리 인상적이지 않다. 한국을 여행하고 정말 별로였다고 말하는 주변 친구도 있다."




이시노리가 만든 루이비통 트래블북 서울(위쪽). 책에 담긴 을지로 3가 인쇄소 풍경.
이시노리가 만든 루이비통 트래블북 서울(위쪽). 책에 담긴 을지로 3가 인쇄소 풍경. /루이비통


―그렇다면 서울의 매력이 뭔가.

"서울은 도심 한가운데서 장인이 여전히 수작업을 하는 대도시다. 미래적인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멀지 않은 곳에 을지로 3가 인쇄소 골목이 있다. 성수동 카페 이웃엔 수제화 공방이 있다. 진정성 있는 노동 현장이자, 유럽은 잃어버린 중세적 풍경이다. 파리엔 19세기 이후 도심에서 장인이 일하는 아틀리에(공방)가 사라졌다. 부티크만 존재한다. 중국, 일본에도 없는 풍경이다. 서울 사람들도 이런 모습이 미학적임을 깨닫는 것 같다."

가죽 무두질하는 기술자, 인쇄공, 용접공 등 '거리의 장인'이야말로 서울의 진경(珍景)이라고 했다. 장인 정신이 자석처럼 이들을 끌어당긴 이유가 있다. 이시노리의 작업을 특징짓는 키워드가 바로 수공예적 장인 정신이다. 보통 일러스트 작가는 그림만 그리면 끝이지만 이들은 출판까지 직접 한다. 지금까지 아트 북 300여 권을 손수 만들었다.

―왜 출판까지 하는가.

"예술의 처음부터 끝까지 관여하고픈 마음이 있었다. 길을 떠났을 때 모든 여정을 같이하고 싶은 심리랄까. 우리 예술이 사람들에게 도달하는 거리를 단축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트래블북은 이탈리아에서 인쇄했는데 일일이 색 배합을 점검했다."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고등장식미술학교에서 만난 두 사람이 의기투합한 바탕도 책이었다. "대개 예술 작품은 하나만 만드는데 책은 여러 권으로 대중에게 다가갈 수 있는 매체다. 넉넉한 인심이 담긴 예술이라는 데 끌렸다."

―노랑, 갈색, 주황, 남색, 회색 등 다섯 색을 써서 실크 스크린으로 찍어냈다. 색깔과 형식 때문인지 서울인데 이국적이다.

"한국 오방색의 변형이다. 노랑과 갈색은 루이비통의 상징색이라 들어갔고 남색은 한국 전통 책가도(冊架圖)에서 영감을 받았다. 책가도와 우리 그림의 스타일, 구조가 비슷해 흥미롭다. 세밀해 보이는데 그림 처리 방식을 들여다보면 날것 같은 느낌도 난다. 오묘하다."

―장소 선택 기준은.

"20대, 50대 한국 지인들에게 장소를 추천받았다. 각자 도시 사용법이 달랐다. 같은 한국 사람이라도 성수동, 문래동 근처에도 안 가본 이들도 있었다. 스물여섯 살 지인에게 요즘 한국 젊은 층에게 인기 있는 곳을 알려달라고 했더니 자기는 이미 나이 들었다면서 스물서너 살 친구들에게 물어보라고 하더라. 서울이 진짜 빨리 변하는 도시구나 싶었다(웃음)."

'빨리빨리 문화'도 서울의 풍경을 빚어내는 중요한 요소로 꼽았다. "프랑스는 가게를 열려면 행정 절차가 매우 복잡하다. 한국은 그 과정이 일사천리라 신기하다. 금방 새 가게가 생기고 금방 또 문을 닫는다. 식당을 한번 열면 말뚝 박은 듯 수백 년 가는 파리에 비해 생동감이 느껴진다. 그 또한 한국의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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