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ditional Korean wrestling ssirum/ssireum has been listed as an Intangible Cultural Heritage. This is the first Inter-Korean registration of UNESCO Intangible Cultural Heritage. The officially listed name is 'Traditional Korean Wrestling, Ssrirum/Ssireum'

유네스코 만장일치로 등재 결정

이미 등재된 '김치' '아리랑'은 같은 유산을 남북이 따로 올려

씨름이 사상 처음으로 '남북 공동'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인류무형문화유산·세계기록유산을 통틀어 남북이 함께 등재한 첫 사례다.

외교부는 26일 "유네스코가 아프리카 모리셔스에서 '무형유산 보호협약 정부 간 위원회'를 열고 남북의 씨름을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 목록에 등재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정식 등재 명칭은 '한국 전통 레슬링, 씨름(Traditional Korean Wrestling, Ssirum/Ssireum)'이다. 24개 회원국이 만장일치 합의로 씨름의 남북 공동 등재를 결정했다.

위원회는 "씨름은 남북 전통문화의 중요한 일부"라며 "남북 씨름이 연행과 전승 양상, 공동체에 관한 사회·문화적 의미에서 공통점을 갖는 점 등을 고려해 전례 없던 개별 신청 유산의 공동 등재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이 '평화와 화해를 위한 차원'이라고도 했다.

우리 정부는 2016년 3월 씨름의 문화유산 등재를 신청했다. 북한은 앞서 2015년 3월 신청서 제출 후 정보 보완(등재 보류) 판정을 받아 지난해 다시 신청했다. 남북 공동 등재는 4·27 판문점 회담 이후 우리 정부가 먼저 나서 북측과 협의를 진행해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프랑스 파리에서 오드레 아줄레 유네스코 사무총장과 씨름의 남북 공동 등재를 논의했고, 이와 관련, 유네스코 사무총장의 특사가 지난 15~17일 방북하기도 했다. 남북은 지난 19일 각각 공동 등재 요청 서한을 제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사상 첫 남북 공동 유네스코 등재 소식을 알리면서 "남북 협력의 성과"라며 "이처럼 우리 문화유산의 독창성과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는 일도 남북이 함께하면 더욱 수월해질 것"이라고 했다.

씨름계도 이번 유네스코 등재를 일제히 환영했다. 이준희 씨름협회 경기운영본부장은 "비인기 종목으로 추락한 씨름이 다시 인기를 회복할 최고의 기회"라며 "내년 2월 설맞이 통일씨름대회 등 남북 공동 대회 개최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다만 용어, 경기 규칙 등 조율해야 할 사항이 많다.

씨름의 이번 남북 공동 등재로 우리나라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20건, 북한은 3건을 보유하게 됐다. 아리랑과 김치(남측 '김장문화')는 남북이 동일한 유산을 각각 따로 등재한 사례다. 외교부 당국자는 아리랑을 남북 공동 등재로 전환할 가능성에 관해 "불가능하진 않지만, 협의가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