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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문화소통 포럼 CCF] “꿈도 꾸지 못한 것, 만들고 싶다”, 은행 꿈 접고 아시아 최고 파티시에로 [JobsN 2018-09-03]
글쓴이 webmaster 조회 246 등록일 2018.09.06

싱가포르의 디저트 여왕 재니스 웡 셰프
호주 농장에서 싱싱한 음식 재료 보고 반해
“한국의 수십년, 수백년 된 레시피 배우고 싶어”

은행원이 꿈이던 20대 싱가포르 여성은 싱가포르국립대 재학 시절 교환학생으로 호주 멜버른 모나쉬 대학에서 6개월간 수학했다. 호주엔 넓은 농장이 있었고 신선하고 다양한 음식재료들이 넘쳤다. 작은 도시국가 싱가포르에서 온 대학생은 딴 세상을 봤다. 농장에서 갓 수확한 딸기를 맛보고 생각이 들었다. “내가 자란 싱가포르에는 깨끗이 씻어 깔끔하게 포장한 것들만 있구나. 이런 거칠면서 신선하고 복잡 미묘한 맛과 향을 싱가포르에 전해주고 싶다.”

그때부터 그녀의 새로운 인생이 시작됐다. 그는 세계 3대 요리학교 중 하나인 프랑스 르 꼬르동 블루에 진학했고, 유명 셰프들 밑에서 배웠다. 싱가포르에 자신만의 디저트 레스토랑을 세웠고, 2013~2014년 2년 연속 산펠레그리노 아시아 베스트 50 시상식에서 아시아 최고 파티시에로 선정됐다. 싱가포르 디저트 여왕으로 불리는 재니스 웡(Janice Wong·35) 이야기다.

그가 지난 8월 한국을 찾았다. 지난 8월 29일 jobsN이 그를 만나 아시아 최고 파티시에가 된 비결과 한국에 대한 인상을 물었다.

재니스 웡. /한국이미지커뮤니케이션연구원 제공

◇부모의 반대 무릅쓰고 셰프의 길로

재니스 웡은 싱가포르에서 태어났다. 10살 때부터 2년간 홍콩에서 살았지만, 나머지 학창시절은 싱가포르에서 보냈다. 싱가포르는 아시아 금융의 중심지다. 그의 아버지도 금융 계통에서 일했고, 재니스 웡도 은행에 취업하고 싶었다. 대학 전공도 경제학이었다. 하지만 그는 호주 교환학생 때 꿈을 바꿨고 부모님의 반대에 맞서야 했다. 재니스 웡은 “그때까지만 해도 전혀 요리를 할 줄 몰랐다”며 “특히 부모님은 셰프는 수입이 적고 가족생활을 병행하기 어렵다고 반대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대학을 졸업한 해인 2005년 무작정 프랑스 파리의 르 꼬르동 블루에 입학했다. 요리를 전혀 할 줄 모르던 그는 난관에 부딪혔다. “열심히 따라 하려 했지만 동급생들은 나보다 요리를 잘했어요. 울기도 많이 울었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아 남들보다 몇배로 치열하게 연습하고 공부했습니다.”

재니스 웡이 한 행사장에서 디저트를 만드는 모습. / 재니스 웡 제공

르 꼬르동을 졸업하고 재니스 웡은 파리, 뉴욕, 시카고,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마요르카 등을 돌며 토마스 캘러, 그랜트 애커츠, 오리올 발라게르, 피에르 에르메 등 유명 셰프와 파티시에에게 음식을 배웠다. “똑같은 음식 재료라도 각각의 셰프마다 바라보는 관점이 달랐어요. 그랜트 애커츠(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 얼라니아 오너셰프)는 토마토를 완전히 해체해 풍미를 살리는 데 주력해요. 토마스 캘러는 크림을 활용해 음식을 만들 때 균형감을 중시하며 꼭 3곳에만 크림으로 점을 찍어요. 마요르카에 있던 3세대째 기법을 유지하는 나이 든 셰프는 버터 대신 돼지기름을 사용하더라고요. 그 나라의 전통과 기법을 중시하는 자세를 배웠습니다.”

유명 셰프들 아래에서 배운 그는 “나만의 길을 찾겠다”고 결심했다. 2007년 10월 싱가포르로 돌아와 8코스 디저트를 내는 ‘2am 디저트 바’를 열었다. 그는 “음식을 배운 기간이 10년이든 2년이든 중요치 않다고 생각한다”며 “열정과 아이디어, 항상 배우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했다.

2015년 TV 프로그램 '마스터셰프 호주 7' 심사위원으로 활동한 재니스 웡. /마스터셰프 오스트레일리아 홈페이지 캡처

◇아시아 최고 파티시에로 우뚝

그의 디저트 바는 승승장구했다. “싱가포르 사람들이 디저트에 대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원한 것 같습니다. 메뉴와 레시피를 자주 바꾸고 새로움을 추구했어요.”

그는 2014년 11월 자신의 디저트 브랜드 ‘재니스 웡’을 런칭했다. 싱가포르에만 4개의 매장을 열었고, 2016년엔 홍콩과 도쿄에도 디저트 바를 오픈했다.

재니스 웡의 디저트는 독특하다. 화려하고, 톡톡 튄다. 그는 자신의 디저트의 특징을 “재밌고, 유기농이며 창의적”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파티시에를 넘어 아티스트란 평가를 받는다. 접시를 벗어나 벽에도 초콜릿 등 음식 재료로 그림을 그린다. 여러 국가에 전시회도 연다.

 
 
재니스 웡이 만든 디저트와 초콜릿. /재니스 웡 인스타그램 캡처

그의 작품은 국제적으로 인정 받는다. 2013년과 2014년 2년 연속 아시아 최고 파티시에로 뽑혔다. 재니스 웡은 “접시를 벗어나 많은 사람이 새로운 경험을 하게 만들고 싶다”고 했다. “새로운 영감과 아이디어는 다양한 체험을 통해 나와요. 다른 언어를 배우면서, 다른 나라의 문화를 경험하면서 음식에 대해서도 배우는 거죠.”

그는 자신을 ‘리스크 테이커(Risk Taker)’라고 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저도 새로운 메뉴를 만들면서 많이 실패했어요. 실패는 그 순간 매우 힘들지만, 더 많은 성공을 일구기 위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것과 훌륭한 것은 큰 차이가 있어요. 좋다는 것은 가능한 일을 잘 해내는 것을 말한다면 훌륭하다는 것은 꿈에도 꾸지 못하는 것을 이루는 것을 말해요. 앞으로 내가 하는 일들이 그런 훌륭한 일이 되길 원합니다.”

 
 
재니스 웡이 초콜릿 등 먹을 수 있는 재료로 벽과 캔버스에 그린 대형 작품. 맨 오른쪽은 재니스 웡이 '발리'와 협업해 디자인한 지갑. /재니스 웡 인스타그램 캡처

◇“한국의 수백년 내려오는 레시피 배우고파”

그는 지난 8월말 한국이미지커뮤니케이션이 주최한 문화소통포럼 2018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 한국이미지커뮤니케이션연구원은 외국의 여론주도층에게 한국의 문화를 알리는 행사를 진행한다. 재니스 웡은 2박 3일 일정으로 서울에 머물며 창덕궁, 비원, 한국가구박물관, 아모레퍼시픽 사옥 등을 돌아봤다. 일정을 소화하면서 판소리 등을 들었고, 한식과 전통 육포를 먹었다.

이번 방한이 5번째라는 재니스 웡은 “2년전 제주에서 열린 푸드·와인페스티벌에 참가해 제주 감귤을 이용해 디저트를 만들었다”며 “한국은 올 때마다 새롭다”고 했다.

그는 특히 오찬을 한 온지음이라는 식당 겸 공방이 인상깊었다고 했다. “굉장히 미래지향적인 공간이면서도 한국의 유산을 잘 보여줬다”는 것이다. “수세기를 거슬러 오른 문화를 보여주는 데 굉장히 편안한 느낌이었어요. 매우 아름답고 오래된 유산이 그렇게 가깝게 다가온다는 것에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앞으로 한국의 유산과 전통, 수십년, 수백년 내려오는 레시피도 배워나가고 싶어요.”

 
식당 온지음에서 한식을 즐기는 재니스 웡(왼쪽 사진 맨 오른쪽). 오른쪽 사진은 재니스 웡(왼쪽에서 네 번째)이 창덕궁을 구경하는 모습. /한국이미지커뮤니케이션연구원 제공

그는 2016년 제주도 방문 후 싱가포르에 돌아가 누룽지를 활용한 디저트를 특별 메뉴로 선보였었다. “메뉴에 포함한 것은 아니었지만 반응이 좋았어요. 이번에 경험한 한국 음식 문화와 한국적인 기법을 싱가포르에 돌아가 새로운 메뉴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요.”

최고의 파티시에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그는 “자기 작품에 대한 단단한 자신감을 갖고, 다양한 것을 시도해야 한다”고 했다.

“10년, 20년 후에도 살아남기 위해서는 케이크, 초콜릿, 다른 여러 디저트를 만드는 다양하고 새로운 기법을 배워야 해요. 그렇게 만든 작품을 통해 자신의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도 지금 세운 브랜드를 오랜 기간 소비자와 관계하며 견고히 만들고 싶어요.”

글 jobsN 김성민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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