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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기타소식] 유커 안 오는데 정부는 “호텔 늘려야” … 명동에만 40개 신축 [중앙일보 2018-02-19]
글쓴이 webmaster 조회 1696 등록일 2018.02.20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퇴계로 호텔 거리 야경. ‘한 집 걸러 한 집이 호텔’이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겉으로 보기엔 불야성을 이루지만 정작 호텔을 찾는 외국인 여행객은 지난해보다 23% 줄었다. [변선구 기자]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퇴계로 호텔 거리 야경. ‘한 집 걸러 한 집이 호텔’이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겉으로 보기엔 불야성을 이루지만 정작 호텔을 찾는 외국인 여행객은 지난해보다 23% 줄었다. [변선구 기자]



[출처: 중앙일보] 유커 안 오는데 정부는 “호텔 늘려야” … 명동에만 40개 신축
서울 중구청에 등록된 호텔만 80개다. 2012년 이후 명동에만 40여 개가 늘었다. “남산에서 명동을 바라보면 한 집 걸러 한 집이 호텔”이란 말이 나올 정도다. 호텔 없는 곳으로 꼽히던 여의도에도 호텔이 늘면서 여의도를 포함한 영등포구 소재 호텔도 2012년 7개에서 지금은 21개가 됐다. 
  
호텔 수요·공급 미스매치 왜
“유커 재울 곳 없다” 규제 대폭 풀어
한한령 이후에도 중·고가 호텔 늘려
정작 유커는 3성급 싼 곳 선호
게스트하우스 등 대체 숙소도 급증

서울의 ‘호텔 붐’은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2년 본격화됐다. ‘관광숙박시설 확충을 위한 특별법’ 시행 후 봇물 터지듯 규제가 풀렸다. 주차장 설치 기준이 ‘300㎡당 1대 이상’으로 세종로 정부청사 크기의 호텔을 짓더라도 68대의 주차공간만 만들면 허가가 났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5년엔 관광진흥법 개정안을 통해 ‘학교 앞 호텔’을 허용했다. 학교에서 75m만 벗어나면 학교정화위원회 심의를 받지 않고도 호텔을 올릴 수 있었다. ‘외국인 관광객은 갈수록 늘어나는데 방이 없어 재울 데가 없다’는 게 규제 완화의 근거였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당시 ‘학교 앞 호텔’ 규제가 풀리면 8000억원의 투자 효과와 1만6500명의 신규 고용 창출 효과가 있다는 논리도 내세웠다. 
  
물론 당시 외국인 관광객은 폭발적으로 늘었다. 일본과의 외교 문제로 일본인 관광객이 끊김과 동시에 중국 관광객(游客·유커)이 물밀 듯이 들어오던 때다. 문체부는 유커를 겨냥해 호텔 공급을 늘렸다. 특히 4성급 비즈니스호텔이 급증했다. 하지만 정작 유커는 더 싼 방을 찾아갔다. 2016년 화제가 된 수천 명 규모의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대표적이다. 
  
인천의 5성급 호텔 관계자 이모씨는 “우리에게도 오퍼가 왔지만 1박에 5만원으로 맞춰 달라고 해 거절했다”며 “그들은 인천·수원 등 경기도 3성급 호텔에서 묵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호텔 관계자는 “유커들은 3만~4만원 수준의 모텔에도 투숙했다”며 “중국 단체관광객은 마진구조가 박하기 때문에 그 정도 가격의 숙소에서 재워야 했을 것”이라고 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유커 안 오는데 정부는 “호텔 늘려야” … 명동에만 40개 신축

그러나 문체부는 관광객이 증가한 만큼 호텔 개수도 늘어야 한다는 단순한 논리를 폈다.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 결정 후 ‘한한령(限韓領·중국의 한국 여행 제한 조치)’ 조짐을 보인 2016년 10월에도 ‘호텔 수급 불균형’을 설파하며 중·고가(15만원 이상) 호텔의 수를 늘렸다. 당시 문체부는 2020년 2320만 명이 우리나라를 찾을 것으로 전망했으며, 서울에만 9만 실의 호텔 방이 필요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지난해 방한 외국인은 1333만 명으로 쪼그라들었다. 문체부 예측이 맞으려면 외국인 관광객은 매년 300만 명 이상씩 늘어야 한다. 
  
호텔을 대체할 만한 저렴한 숙소도 함께 늘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30~100실의 중형 숙박업소는 전국 5065개로 100실 이상 숙박업소의 10배에 달한다. 여기에 게스트하우스·에어비앤비·홈스테이 등 외국인 여행객이 선호하는 숙소도 부쩍 늘었다. 특히 최근 서울 홍대역·연남동 인근 오피스텔은 외국인을 위한 게스트하우스로 변모 중이다.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김모씨는 “방 하나에 7만~12만원 선으로 5~6명 또는 7~8명까지 들어가기 때문에 20~30대 젊은 외국인들이 선호한다”고 말했다. 
  
쇼핑이 목적인 중국인 ‘다이거우(代購·중국 보따리상)’에게도 이런 숙소는 인기다. 이런 숙소는 통계에 잡히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관광객이 늘었으니 호텔 방도 늘어야 한다는 단순한 논리가 결국 공급 과잉을 초래한 셈이다. 
  
강경호 경희대 호텔경영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호텔은 객실점유율 등 기본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않아 현황 파악이 쉽지 않은 게 사실”이라면서도 “정부가 보다 정밀하고 고도화된 방법을 썼어야 했다. 호텔 객실은 늘리기는 쉽지만 줄이는 방법은 간단치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호텔업계는 지금의 상황이 역대 볼 수 없었던 위기라는 입장이다. 
  
한국호텔업협회 김대용 과장은 “올림픽 유치 등 대형 이벤트에도 호텔 객실점유율은 큰 변화가 없었다. 계속 호텔은 지어지고 있는데 큰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연택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더 이상 방을 팔던 시대는 갔다”며 “라스베이거스나 홍콩처럼 지역의 관광자원을 서로 묶고 관광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게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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