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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문화소통 포럼 CCF] “영어가 중요한가요?…한국어·화려한 춤, 그게 K팝의 본모습이죠” [경향신문 2019-07-02]
글쓴이 webmaster 조회 809 등록일 2019.07.10

빌보드 ‘K팝 칼럼니스트’ 제프 벤저민

“영어가 중요한가요?…한국어·화려한 춤, 그게 K팝의 본모습이죠”

“K팝이 지금의 모습을 지키고, 변치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미국 방송에 출연한다고 해서 퍼포먼스를 바꾸거나 영어 답변을 준비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받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해외팬들 K팝 사랑하는 건
한국에서 활동하던 그 모습
북미·유럽 진출 아티스트들
퍼포먼스 제약·인종차별에
상처 입지 않았으면

미국의 대중음악 저널리스트 제프 벤저민(30)은 ‘K팝 전도사’로 유명하다. 2012년 싸이의 ‘강남스타일’의 인기를 음악성 차원에서 분석해 이름을 알린 그는 2013년부터 빌보드 K팝 전문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며 뉴욕타임스, 롤링스톤 등에 K팝 관련 기사를 게재하고 있다. 싸이와 방탄소년단(BTS) 등 K팝 가수들의 세계적 성공에 일정 정도 기여했다는 평을 받는다. 제10회 문화소통포럼 참석차 방한한 그를 2일 서울 용산구의 한 호텔에서 만났다. K팝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이야기한 그는 K팝이 ‘본연의 모습’을 잃지 않아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몇 년 전만 해도 미국 대중매체들은 K팝이라는 단어가 무슨 뜻인지도 몰랐어요. 이제는 K팝과 아티스트를 다루기만 하면 ‘뜬다’는 분위기가 생겼죠. 실제로 최근 영미권 TV쇼에서는 BTS, NCT127, 블랙핑크 등의 모습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어요.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죠. K팝 아티스트를 초청해놓고 퍼포먼스에 심한 제약을 가한 미국 TV쇼를 알고 있어요. 사람들이 K팝을 좋아하는 이유는 한국에서 보여준 원래의 모습 때문이지 미국에 와서 변화된 모습이 아닌데 말이죠.”

그는 BTS의 세계적인 성공 이후 K팝에 대한 영미권 미디어의 관심도가 높아졌다고 얘기하면서도, K팝을 다루는 그들의 태도는 여전히 안일하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K팝 팬들은 북미나 유럽에 진출한 아티스트들이 문화적 편견과 인종차별로 상처 입지 않을까 노심초사한다. 지난달 호주의 공영방송 프로그램에서는 진행자가 BTS에 남북한 정치 상황을 비유한 비하 발언으로 논란을 빚기도 했다.

벤저민은 이런 때일수록 K팝이 “자기 자신의 모습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중에게 사랑받는 K팝의 ‘본모습’이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그는 “엔터테인먼트적으로 사람들이 좋아하는 요소를 모두 담고 있다”며 K팝의 인기 요인을 분석했다. 그는 “팝부터 록, 힙합, 댄스 등 다양한 장르와 요소가 한 곡에 섞여있다. 음악을 사랑한다면 누구나 K팝에서 좋아하는 요소를 발견할 수 있다”면서 “음악뿐만 아니라 ‘화려한 비주얼’ ‘예능 프로그램’ 등 K팝을 둘러싼 다양한 요소들이 인기를 견인한다”고 말했다.

미국 음악전문 매체 빌보드에서 K팝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인 제프 벤저민(가운데)이 지난달 29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그룹 갓세븐과 함께 찍은 사진을 게시했다.  제프 벤저민 인스타그램 캡처

미국 음악전문 매체 빌보드에서 K팝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인 제프 벤저민(가운데)이 지난달 29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그룹 갓세븐과 함께 찍은 사진을 게시했다. 제프 벤저민 인스타그램 캡처

K팝의 여러 요소 중 그가 특히 강조한 것은 ‘한국어’ 그리고 ‘도덕성’이다. 그는 “다른 언어에 비해 한국어는 굉장히 듣기 좋은 사운드를 갖고 있다는 점도 K팝의 인기 요인”이라고 분석하는 한편 “K팝 가수들의 예의 바르고 순수한 이미지에 해외 대중들이 끌리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도 했다. 그는 “미국인 입장에서 K팝 가수들이 겪는 ‘태도 논란’을 이해하기 힘들 때도 있다. 미국에서는 더욱 심각한 논란거리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K팝이 더 신선해 보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음악에 관심 없는 아버지도 제가 진행한 GOT7, 스트레이키즈의 인터뷰를 보고 ‘참 바른 아이들이다’라고 흥미를 보일 정도”라며 웃어 보였다.

최근에 K팝 가수들이 연달아 성폭력, 성매매, 마약 복용 등 혐의를 받으며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것이 K팝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겠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그는 “개인적으로 K팝이 그러한 스캔들과 연루돼 있는 것이 안타깝다. 팝 아티스트가 문제를 일으켰다고 해서 전체 음악 신(Scene)에 관련지어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혹독한 트레이닝 시스템
지금의 K팝 일궜지만
소속사 사유 재산으로
뮤지션 소비해선 안돼

문제는 개인보다는 시스템에 있었다. 그는 아티스트를 ‘도구화’하고 ‘정형화’하는 K팝의 트레이닝 시스템 자체를 앞으로 고쳐나가야 할 문제로 꼽았다. “아티스트를 회사의 사유 재산이나 물건처럼 취급해서는 안됩니다. 팬들은 K팝의 음악이나 퍼포먼스뿐만 아니라, ‘사람’을 사랑하기 때문이에요. K팝의 혹독한 트레이닝 시스템이 좋은 결과를 낳았다고는 생각하지만, 아티스트들에게 너무 정형화된 행동 방식을 강요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어요.”

K팝과 사랑에 빠진 이유를 묻자 “어릴 때부터 특별하고 신기한 것들을 친구들과 공유하는 것을 좋아했다”며 웃어 보인 벤저민. 그는 요즘에는 블랙핑크, (여자)아이들과 같은 걸그룹, 그리고 세븐틴과 더보이즈 등 보이그룹에 관심이 많다. 그는 “볼빨간사춘기 같은 포크송 듀오의 음악도 감동적으로 들었다. K팝이 시작점이었다면 앞으로는 다양한 한국의 음악 장르들이 영미권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K팝의 또 다른 미래를 전망했다.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907022114005&code=960802#csidx9d30b45339e9f9dafac1a80fc7bd8f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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