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진 차이킴 대표가 오늘 포럼에서 입은 한복은 16세기 한복에서 영감을 얻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16세기 한복을 모티브로 의상을 제작했다고 하면 의외로 모던한 디자인에 놀라곤 합니다. 하지만 김영진 대표는 옛날에도 사람들이 미적감각과 상상력을 동원해서 한복을 굉장히 ‘패셔너블’하게 만들었을 것이라고 유추했습니다.

지금 입고 있는 저고리의 안감은 한국 전통 소재로 되어있지만 겉감에는 프랑스풍 레이스를 사용했다고 합니다. 한복이라는 것은 패션인데 왜 우리는 한복을 단순히 저고리나 치마 정도로 생각하는 걸까요? 우리는 글로벌 시대에 살고 있는데, 왜 한복만큼은 전통이라는 틀에 갇혀 예전의 모습을 복원하려고만 할까요? 그래서 김 대표는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의 소재들을 과감하게 사용하며, 한복을 다양하게 표현해도 된다는 면죄부를 스스로에게 부여하고 새로운 한복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김영진 대표가 총괄한 문화재청 주최 « KOREA IN FASHION »의 1편은 ‘공주의 하루’ 라는 컨셉으로 제작되었는데, 조선시대 공주들의 하루를 상상해보며 디자인한 한복들이 덕수궁과 경복궁의 풍경과 함께 담겨있습니다. 코로나 종식 이후 궁궐에 각국 공주들을 초대해 연회를 즐긴다는 내용인데, 자연과 어우러지는 한복의 화사한 아름다움이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김 대표는 이외에도 대한민국 테마여행 10선 프로젝트, 전남 국제수묵비엔날레 프로젝트, XR가상패션쇼, 꼭두패션쇼, 헤라서울패션위크패션쇼 등 각종 프로젝트 및 패션쇼에서 전통의 가치를 ‘김영진’이라는 필터를 통해 유감없이 보여주었습니다.

한편 김영진 대표는 자신의 브랜드를 차이 김영진(맞춤 한복), 차이킴(기성 한복)으로 구분했습니다. 브랜드를 두개로 나눈 이유는 한복을 커스텀 메이드로만 만들면 제작 기간이 너무 길어지고 대중의 접근성이 떨어질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차이킴이라는 기성복 브랜드를 새로 설립해 온라인으로도 구매할 수 있고, 다양하게 코디해서 입을 수 있는 캐주얼한 한복을 선보였습니다.

‘차이’의 뜻은 다름 아닌 ‘difference’ 입니다. ‘차이킴’의 기본 철학은 ‘너와 나의 차이’입니다. 우리는 모두 살면서 차이라는 것이 생기고, 그런 차이를 극복하면 모두 이해를 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차이킴은 차이에서 조화로움을 만드는 세상을 꿈꿉니다.

지금 시대는 ‘나’를 찾는 시대입니다. 해외 명품 업계에서 오랫동안 일했던 김 대표는 ‘나 자신’을 찾기 시작하며 ‘한국적인 것’에 다시금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현재 차이킴의 한복은 ‘새로운 나’를 찾는 젊고 크리에이티브한 사람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